
국내 호텔 역사의 시작
국내 토종 브랜드 중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롯데호텔앤리조트(LOTTE HOTELS & RESORTS, 이하 롯데호텔)은 규모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식품, 유통, 건설, 제조,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펼쳐진 그룹 내 다양한 비즈니스 중에서도 호텔은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롯데호텔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36년 개관한 반도호텔이 있다. 당시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분위기 속에서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만을 상대로 운영하던 호텔이었다. 이맘때 롯데는 처음으로 호텔 사업에 뛰어들게 되는데 그 시작이 이곳 반도호텔이다. 반도호텔을 인수해 만든 첫 번째 호텔이 지금의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롯데호텔서울인 것. 국내 최초의 상용호텔로 시작한 만큼 롯데호텔은 국내 호텔계 역사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이후 국내 호텔들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롯데호텔 역시 1979년 롯데호텔서울 개관을 시작으로 서울 잠실, 부산, 울산에 연이어 오픈하며 지점을 넓혀갔다. 2000년대 들어서는 그룹 내 서로 다른 콘셉트의 호텔 브랜드도 확장해가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균형 있는 라이프스타일, 품격 있는 서비스 정신을 이어오며 글로벌 체인 호텔의 공세가 몰아치는 지금까지도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도심형 호텔부터
휴양지 리조트까지
롯데호텔앤리조트 내에는 5개의 서로 다른 콘셉트의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다. 프리미엄 랜드마크 호텔 ‘시그니엘’, 클래식 어퍼 업스케일 호텔인 ‘롯데호텔’, 라이프 스타일 콘셉트의 ‘L7’, 비즈니스 여행객들에게 최적화된 ‘롯데시티호텔’, 가족 여행객들을 위한 ‘롯데리조트’까지 다양한 여행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언제나 한발 앞선 ‘한국적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접목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텔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시그니엘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초고층 빌딩의 위엄을 자랑하는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해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2017년 완공 당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로 꼽혔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 바닥 전망대가 있는 등 높이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큰 이슈가 됐던 곳이다. 호텔은 이중 상위층인 76~101층에 위치해 있다. 가히 서울 도심을 전망하는 스카이라인 중 최고 뷰를 즐길 수 있다. 고층의 스카이뷰를 확보하는 정도에 따라 객실의 가치가 달라지는 호텔 업계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시그니엘은 그 어떤 곳보다도 큰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꼭 높이만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객실과 맞춤 서비스, 미쉐린 셰프의 레스토랑 등 모든 면에서 특급을 지향하며 일생에서 한 번 머물러보고 싶은 곳으로 완성됐다. 서울에 이은 두 번째 시그니엘로 낙점한 곳은 부산 해운대 앞이다. 아름다운 오션뷰와 다채로운 부대시설로 해운대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룹 내 가장 많은 수를 보유한 롯데호텔은 플래그십 브랜드라 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 브랜드로서의 역사와 탄탄한 서비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품위 있고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고 있다. 그중 2018년 리뉴얼을 통해 재단장을 한 롯데호텔서울의 신관 ‘이그제큐티브 타워’는 고급화 전략으로 눈길을 끈다. 객실 수를 줄여서 객실당 개별 공간을 더 넓히는 등 과감한 개편을 시도했다. 객실에는 시몬스의 최상위 매트리스인 ‘뷰티레스트 블랙’을 배치하고 발레 박스(Valet Box)를 둬서 별도의 요청 없이 박스에 옷을 넣어두는 것만으로 세탁을 받을 수 있는 등 섬세한 서비스에도 신경을 쏟은 모습이다.


또 다른 브랜드인 L7호텔은 밀레니얼 세대를 주 타깃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표방한다. 여행이라는 낯선 여정 속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L7이 함께 한다는 의도다. 실제로 여행이 주는 리프레시라는 상징성을 부여한 듯 중후하고 정제된 분위기 대신 즐겁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다가온다. 그런가 하면 롯데리조트는 가족 중심형 리조트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 부여, 속초, 제주에 있는 롯데리조트는 호텔 외에 콘도미니엄 형태도 갖추고 있고 리조트 내 워터파크, 다이닝 스폿이 두루 마련되어 있어 그 자체로 여행을 완성시켜주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형 호텔인 롯데시티호텔은 편안하고 실용적인 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롯데호텔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도 진출,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들 사이에서 자리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전혀 없었던 일은 아니지만 롯데는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이자 현재에도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곳임에는 분명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호텔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진출이다. 뉴욕에 위치한 뉴욕팰리스는 1882년에 세워진 뉴욕 랜드마크 중 하나. 롯데는 2015년 이곳을 인수해 롯데 뉴욕팰리스로 탈바꿈시키며 미국에서도 호텔로서의 존재감을 발현하고 있다. 2019년 말에는 시애틀의 특급호텔도 인수, 현재 롯데호텔 시애틀로 개편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이외에도 일본 니가타,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미얀마의 양곤, 러시아의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사마라 등 세계 곳곳에 다수 진출해 있다. 2012년 말 세계적인 여행 매거진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그해의 최고 러시아 호텔로 ‘롯데호텔 모스크바’를 선정한 바 있으며 호텔 판 미쉐린 가이드로 불리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는 2020년 기준, 러시아에 있는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브르크를 5성 호텔로 선정하기도 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곳곳에서 롯데호텔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가장 익숙한 서비스를 세계 어디에서든 편리하게 즐길 일만 남았다.
